살인자의 쇼핑몰은 강지영 작가의 추리 소설로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의 원작소설이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킬러들의 쇼핑몰 영상을 보게 되었고 이동욱 배우가 나오는 것에 관심이 생겨 킬러들의 쇼핑몰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이후 킬러들의 쇼핑몰에 소설원작이 있다고 해서 살인자의 쇼핑몰 소설까지 보게 됐다. 현재 살인자의 쇼핑몰은 2권까지 나왔지만 킬러들의 쇼핑몰 드라마의 내용은 1권까지의 내용이다. 1권이 대략 200쪽 분량이라 생각보다 부담 없게 읽을 수 있어 원작이 궁금하면 책을 봐도 좋을 것 같다.
줄거리
평범한 여대생이던 주인공 정지안은 어느 날 자신을 키워준 삼촌 정진만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지안은 급하게 집으로 내려와 삼촌의 장례를 치르고 삼촌이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을 정리하게 시작한다. 그런데 삼촌이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이 수상하다. 이 수상한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파헤치며 지안은 점점 삼촌의 정체를 알아감과 동시에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살인자의 쇼핑몰의 배경은 인터넷 쇼핑몰 창고다. 주인공 정지안은 삼촌의 죽음으로 대신 쇼핑몰 창고를 지키게 되고, 창고의 수상한 물품들을 약탈하기 위해 사람들은 차례차례 쳐들어온다.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지안이 약탈자들의 정체와 쇼핑몰의 비밀에 관한 실마리를 점차 풀어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살인자의 쇼핑몰 vs 킬러들의 쇼핑몰 (스포주의)
살인자의 쇼핑몰은 킬러들의 쇼핑몰의 원작이지만 등장인물과 세부 내용들이 조금씩 다르다. 주인공 정지안과 삼촌 정진만, 그 조력자들은 큰 틀에서 소설과 드라마가 비슷하지만 캐릭터들의 특징들이 조금씩 다르다.
일단 삼촌 정진만은 드라마 상에서는 멋있고 잘생긴 이동욱 배우로 나오지만, 실제 소설 속에서 묘사는 대머리에 배가 나온 중년의 아저씨이다. 드라마에서는 소민혜와 파신이 외국어 억양으로 나오지만, 책에서는 외국인이라는 묘사는 있지만 일반적인 표준말을 사용한다. 이건 책이라는 활자 표현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에서 실감 나고 디테일한 것은 드라마 쪽의 재미가 더 크다.
보통 원작소설의 내용이 방대해 드라마화가 되면서 캐릭터들이 없어지거나 내용이 축약되는 경우가 많은데 살인자의 쇼핑몰은 원작소설이 긴 편이 아니다 보니 설정이나 캐릭터들이 드라마화가 되면서 더 많아졌다. 드라마에서 꽤 큰 비중을 담당하는 파신은 사실 소설 속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파신과 유사한 역할의 잉잉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비중이 크지는 않다. 또한, 드라마 상에서 사이코패스 빌런으로 보이는 베일도 소설 상에서는 일찍 퇴장한다.
큰 줄기의 설정도 조금 다른데 삼촌 정진만과 대적하는 바빌론이라는 단체의 성격도 소설과 드라마가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용병단체지만 민간인은 보호하는 등 정도를 지키려고 하는 단체로 보이지만 소설 속 바빌론은 그냥 국제적인 극악무도한 범죄집단이다. 원작소설과는 비슷한 듯 다른 점들이 있기 때문에 원작이 궁금하고 비교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원작소설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감상평 (스포주의)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봤지만 굳이 원작소설을 봐야 할 것 같지는 않다. 드라마, 영화화된 작품을 보고 원작을 찾아보는 편인데 찾아보는 이유는 드라마화, 영화화되면서 생략된 세계관과 디테일한 설정을 책에서 상세히 알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인자의 쇼핑몰은 책에서 더 디테일한 설정들이 있지는 않다. 책에서도 레드, 퍼플, 옐로우, 그린코드에 대한 설명이 드라마 상에서 코드에 대해 짧게 설명하는 그 정도의 수준으로 나온다. 솔직히 말하면 책을 읽고 좀 실망했다. 좀 더 깊이 있는 세계관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냥 포장지만 본 기분이다.
이런 류의 작품들을 몇 개 봐서 그런지 보면서 다른 작품들이 생각나는 경우가 많았다. 계속해서 비슷하게 느껴진 것은 대표적으로 존윅이었다. 존윅의 컨티넨탈 호텔처럼 머더헬프가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킬러들에게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고 킬러들과 공생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존윅이 많이 떠올랐다. 그리고 킬러들의 세계에 코드가 존재하고 어떤 룰이 존재한다는 것에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작중에서 머더헬프는 킬러들의 정보를 잘 알고 있고 의뢰를 받으면 그것을 킬러들에게 중개도 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미드 블랙리스트가 떠올랐다. 블랙리스트에서도 범죄자의 세계의 거물인 주인공이 그 세계에서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범죄자들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도 사건이 일어난 후에 사건 현장을 정리해 주는 청소부 설정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들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런 설정들이 신데렐라류 드라마의 설정들처럼 비슷한 작품들에 다 나오는 클리셰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다른 작품이 떠오르는 것에서 살인자의 쇼핑몰의 매력이 반감되었다.
중간에 하차할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한번 시작했으니 2편까지 다 보았는데 아무래도 총기 소유가 불법인 우리나라 배경의 킬러물이라서 그런지 개연성이 없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1편은 그래도 인적 드문 시골에 따로 요새 같은 집을 짓고 산다는 설정으로 되어 있으니 이해를 하긴 했지만 2편은 서울 한복판, 주택가도 있는 곳에서 총기액션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더 몰입이 안 됐다. 소설이니까 어느 정도 판타지적 세계관을 허용해서 본다고 생각을 해도 어디 암흑세계 뒷골목이 아닌 대낮 편의점 있는 골목에서 총기라니 너무 이질적이었다.
2편은 전반적으로 1편보다 더 붕 뜬 느낌으로 느껴졌는데 갑자기 등장한 바빌론 빌런 캐릭터에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다나 캐릭터와 마약 식물은 그러려니 하고 보긴 했지만 이게 뭐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이 있기 전까지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정지안이 삼촌의 정체와 그 쇼핑몰, 그리고 킬러들의 세계까지 너무 잘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물려받으려고 하는 것도 아무리 킬러 핏줄이다 생각해도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소설에 완전히 몰입하기 힘든 여려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머더헬프라는 사이트가 무기 공급에 필요하고 킬러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정진만이 킬러들의 세계에서 그렇게 강력한 입지를 갖게 된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인 것 같다. 무기 커스터마이징을 잘한다고 나와있기 하지만 그 무기를 어디서 어떻게 조달하고 커스터마이징의 효과가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한 묘사가 나와있지 않다. 무법세계에 사는 킬러들이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 때문에 정진만의 머더헬프 시스템 안에서 잘 협조하는 것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작중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묘사되는 것에 비해 모든 코드들은 그린코드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도 위급상황에 생각보다 많은 레드코드 인원이 오지 않는 것도 약간 의문이긴 하다. 어떤 면에서는 필요와 힘에 의해 협조하는 세계이기에 그 힘의 근원인 정진만이 흔들리니 돕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그린코드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정도로 룰이 강하게 묘사되니 설정의 충돌로 느껴진다. 소설의 토대가 되는 기본 설정들에 자잘한 의문이 생기다 보니 그 위에 쌓아 올린 것들이 모래성같이 느껴지는 것 같다.
킬링타임 겸 시작한 것에 끝을 보고자 2권까지 다 읽었지만 3권을 또 읽을 것 같진 않다. 3권도 나올 것 같은 엔딩으로 끝났는데 후속작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드라마는 2권이 있으니 시즌2가 나올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각색될지 모르겠다. 드라마는 시즌1 빌런이 죽지 않았으니 시즌1 빌런과의 대결 내용을 더 그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가 더 나온다면 볼 생각은 있지만 책은 여기서 이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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