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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진단을 받기까지 (검색의 시간)
조직검사 이후 무한 검색이 시간이 시작되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정말 불안과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이다.
너무 궁금하고 빨리 알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결과가 무서워 빨리 알고 싶지 않기도 하다.
보통 결과가 안 좋으면 빨리 알려준다고 해서 전화가 오기를 기다리면서도 또 안 왔으면 싶은 모순된 마음이기도 하다.
많은 유방암 환우들이 이때가 가장 불안하고 힘든 시기라고 하는데 나도 이 말에 공감한다.
차라리 결과를 알면 어떻게 치료할지 답이라도 있는데 이건 문제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니 계속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니 결국 무한 검색을 하며 유방암 증상과 내 증상과 일치하는지 보고 조직검사 결과가 어떨지 예측하고자 한다.
나도 유방암의 증상, 섬유선종과 암의 차이, 혹시 섬유선종일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해 검색을 거듭했다.
사실 어느 정도 검색하면 다 비슷비슷한 내용이다.
유방암의 증상, 섬유선종과 암의 차이, 군집성 미세석회
유방암의 증상
- 멍울
- 유두 분비물
- 겨드랑이 등의 림프부종
- 유방과 유두의 변화(ex. 유두 함몰 등)
섬유선종과 암의 차이
구분 | 섬유선종 | 암 |
특성 | 양성종양 | 악성종양 (무통의 종괴) |
촉감 | 말랑 | 단단 |
경계 | 확실 | 불분명 |
유방 내 유동성 | 있음 | 없음 (피부에 고정) |
군집성 미세석회
- 유방 조직 내에 소량의 석회화 형태 물질이 집합하여 나타나는 상태
- 군집성 미세석회이면 암일 확률이 높음
- 맘모그래피(유방촬영술)로 초기에 발견 가능
검색과 비교하며...
내 경우에는 멍울과 겨드랑이 부종 증상이 있었지만 검색을 하며 섬유선종과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암은 무통의 종괴라고 하는데 나는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었다.
섬유선종과의 차이점인 말랑/단단, 경계 확실/불분명, 유동성/고정성도 다 판단에 주관이 들어가서 애매한 점이 있었다.
나는 현실부정이었는지 이 정도면 말랑인 거 같고 이 정도면 경계도 확실한 거 같고 이 정도면 유동성도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초반에는 섬유선종일 수도 있지 않을까 행복회로를 돌렸다.
그런데 걸리는 게 미세석회와 '우리들 말로는 새끼친다고 하는데'라면서 추가 멍울이 있다고 한 선생님의 말.
미세석회가 있다고 다 암은 아니지만 군집성 미세석회가 있으면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들 말로' 라고 업계 내 통용되는 말을 암시하는 건 느낌이 꽤나 싸했다.
이미 판정을 내린 것 같달까.
여기에 검색하다 보니 의사 선생님이 부정적인 암시를 했다면 거의 다 맞다는 말을 봐서 더 싸해졌다.
나는 암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빼박 수준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내가 생각해도 의사 선생님이 부정적인 암시를 줬다면 그게 맞을 거 같았다.
굳이 아닐 가능성이 더 많은데 나쁜 결과를 더 언급하진 않을 테니까.
결과가 나온 현재에서 보자면 결론은 의사가 판단하는 게 가장 확실했다.
나는 의사가 아니고 이 정도가 말랑인지 단단인지 그 기준도 모르고 다른 비교 대상도 없다.
그냥 의사와 병원이 가장 정확하다.
만약 이 글을 보면서 혼자 이 정도면 아니겠지 괜찮겠지 하는 분이 있다면 일단 병원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
돈은 조금 들겠지만 그게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이다.
마음의 정리
검색 결과를 좋은 쪽으로만 해석하며 상황을 회피하던 내가 마음의 정리를 하게 된 결정타 몇 개 있었다.
첫 번째는 엑스레이 사진.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보면서도 저건 뭐지?라고 생각한 게 있었다.
진료실에서 엑스레이 사진을 볼 때 사진 상에서 하얀 점 내지는 선 같은 게 찍찍 그어져 있는 걸 봤다.
전체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 한 부분에만 있어서 저건 뭐길래 저기 있지?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검색하다 보니 그게 너무나도 군집성 미세석회의 모습이었다.
이걸 깨닫고 망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은 건 유방암 증상 중 멍이 들 수도 있다는 내용.
블로그 글마다 언급되는 겹치는 증상은 아니었지만 이걸 보는 순간, 맞나 보다 하고 바로 마음의 정리가 됐다.
내가 처음으로 심장 이상이 아닌 유방 이상이라고 생각한 계기도 멍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 너무 확신이 들었다.
결국 이 이후로 결과가 나오기 전 이미 마음 정리를 하고 받아들였다.
아니길 바라고 아니면 너무 좋겠지만 맞더라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이때 했던 것 같다.
이때 이후로는 빛의 속도로 태세전환을 하여 암이어도 초기일 거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결과를 짐작한 이후로는 병원이나 치료, 환우들의 후기를 더 많이 검색해 본 것 같다.
그리고 이건 결과를 들은 후 빠른 행동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직 조직검사를 기다리고 있다면 암일 경우를 대비해 미리 병원을 고르고 예약시스템을 알아보고
난자냉동 등 앞으로 있을 치료과정에 대한 생각이나 결정을 정리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의 준비를 했더라도 막상 결과가 나오면 충격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알아보고 결정하기가 힘들다.
이후글 : 유방암 진단을 받기까지 3 (병원 선택, 난자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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