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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항암 4차/AC 4차)
1. 혈관 손상
2. 진료와 면담
3. AC 4차
3. 부작용
혈관 손상
시간이란 참 신기하다.
처음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언제 끝날지 한참 멀어 보였던 항암이었는데 차근차근 스케줄을 따라가다 보니 반이 지난다.
다음 약도 있지만 AC 4차까지 하고 AC를 끝낸다는 생각에 좋았다.
하지만 3차 때부터 계속 신경 쓰이던 혈관통은 더 심해졌다.
정확한 표현을 모르겠는데 이건 혈관통이라기보다는 혈관 손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주사 맞을 때 아프거나 혈관이 계속 아픈 건 아닌데 확실히 혈관이 안 좋아졌다.
처음에는 주사부위에 통증이 생겼을 때 그냥 주사를 맞았으니 멍든 느낌인 거겠지 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언제부턴가 만세를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혈관라인을 따라서 팔이 당기고 아팠다.
자세히 보니 심하진 않았지만 팔이 접히는 팔뚝 안 쪽에 패인 자국도 보였다.
스트레칭과 온찜질을 계속해주니 팔을 뻗을 때 생기는 통증은 줄어들었지만 패인 자국은 없어지질 않았다.
그리고 4차 항암날이 다가와 팔뚝을 살펴보다가 3차 때 채혈한 혈관이 힘줄처럼 굳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에 아프던 혈관과는 또 다른 혈관이라서 걱정이 2배, 하필이면 둘 다 수술해야 하는 왼쪽이라서 더욱 심란했다.
보통 수술 후에는 수술한 팔 혈관은 못써서 수술 전에는 수술할 팔 혈관을 쓰고 다른 팔 혈관은 아껴두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수술할 왼쪽팔 상태가 안 좋아서 이러면 계속 오른쪽 팔을 써야 했다.
최악의 경우, 혈관 잡기 힘들면 케모포트를 하게 될 텐데 나는 수술도 하는데 여기서 더 몸에 칼 대고 싶진 않았다.
혈관이 너무 신경 쓰여서 사전검사에서 채혈을 할 때 간호사 선생님께도 물어봤다.
팔뚝에 힘줄처럼 잡히는 게 있는데 이게 혹시 혈관인지 물었다.
선생님은 만져보시더니 혈관이 맞다면서 혹시 이쪽으로 주사를 많이 맞지 않았냐고 그러면 혈관이 굳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항암제 때문에 혈관이 상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오래 걸리긴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하셨다.
이 혈관은 쓰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여기는 아프기도 하고 찔러도 피도 잘 안 나온다고 하셨다.
진료와 면담
늘 그랬던 것처럼 채혈 후 앱에서 피검사 결과를 확인했는데 저번에 높았던 간수치가 경계선이지만 정상범위로 돌아왔다.
그런데 적혈구 수치와 총 단백 수치가 기준 이하.
저번 진료 때 팔이 아프다고 말했었는데 진료 들어가니 선생님이 팔이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나도 바로 혈관에 대해 물어봤다.
간호사 선생님한테 물었던 것처럼 팔에 힘줄처럼 잡히는 게 혈관이냐고 했더니 역시나 맞다고 하셨다.
항암제 때문에 혈관이 상해서 그럴 수 있는데 AC 끝나면 안 그럴 거라고 했다.
잡히는 거 말고 팔이 당기고 패이는 것도 항암 때문이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셨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했다.
찜질하면 좀 나아지냐고 했더니 온찜질하면 좀 나아진다고 한다.
이외에도 적혈구 수치 떨어진 거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셨다.
호중구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5,000 정도라고 괜찮다고 하고 간장약은 이제 안 먹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저번에 받아가긴 했는데 선생님이 괜찮은 수치라고 하셔서 안 먹었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또 뺄 약이 있냐고 물어보셔서 변비약이랑 오심 심할 때 먹으라고 추가 처방해 주신 약도 뺐다.
AC 종료 후 다음 치료는 파클리탁셀로 1주마다 12번 진행될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예정된 중간검사를 하고 다음 항암일에 유방외과와 진료를 같이 볼 거라고 했다.
AC 4차
4차 항암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3차 때 미주신경성 실신 증상이 때문에 너무 춥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담요에 온열찜질기도 가져오고
기다리다가 빈속으로 항암 하면 더 안 좋을까 봐 집에서 간식까지 바리바리 챙겨줬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항암 때 약간 배고프긴 해서 처음으로 얼음 외에 간식을 먹어봤는데 나는 별로였다.
AC 본약을 맞을 때 속이 안 좋을까 봐 부작용방지약을 맞을 때 바나나를 조금 먹었는데
희한하게 나는 부작용 방지약이 첫 외부자극이라 그런지 빨간약보다 부작용방지약을 맞을 때 더 속이 안 좋은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속이 뒤집어지진 않았지만 그냥 좀 싸한 느낌이 들어서 음식섭취는 안 하고 얼음만 먹었다.
항암 과정 내내 별 문제는 없었는데 약을 다 맞고 새로운 약을 걸 때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몇 번의 항암 경험을 통해 약을 거의 다 맞으면 마지막 즈음에는 약이 안 들어가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면 간호사 선생님이 링거줄을 위로 올려서 내려가게 하는 것 같아 나도 그렇게 해봤는데 뭘 잘못했는지 피가 역류했다.
식겁해서 바로 간호사 선생님을 호출했더니 이걸 왜 계속 들고 있었냐고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공기가 많이 들어갔다고 이러면 식염수로 씻어서도 못 넣는다고 했다.
선생님이 그래도 항암제는 거의 다 들어갔다고 하면서 다음에는 그냥 호출을 하라고 하셨다.
나도 좀 놀라서 공기 들어간 거냐고 괜찮냐고 물었더니 다행히 공기는 안 들어갔다고 했다.
역시 모든 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4차 AC 항암은 마무리됐다.
부작용
AC 항암에 점차 적응한 것인지 큰 부작용 증상은 없었다.
항암제 배출과 오심 방지를 위해 식사는 죽으로 하고 수분이 많은 수박과 과일류를 열심히 먹었다.
속이 괜찮은 것 같으면 추가적으로 입맛에 맞는 현미녹차물도 틈틈이 섭취했다.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좀 안 좋은 것 같으면 고구마 같은 덩어리 음식을 먹어서 좀 눌러주었다.
당장 오심이 있지는 않지만 싸한 느낌이 들면 바로 약도 먹었다.
원래도 부작용이 심한 편이 아니었고 이전 항암에서의 노하우를 살려 다 적용했더니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처음으로 미각이 상실된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입안의 점막이 약해졌는지 매운맛이 평소보다 훨씬 더 맵게 느껴지고 목 뒤쪽에서 쓴맛이 올라왔다.
매운 게 더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건 이전에도 그랬었는데 쓴 맛이 올라오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미각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쓴맛 때문인지 먹고 있는 맛이 알던 맛이 아니고 이게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느낌.
그래도 오래가진 않고 첫날만 잠깐 그러다가 곧 괜찮아졌다.
몸상태가 어느 정도 받쳐줘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내 식욕과 식탐도 부작용 완화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원래도 먹는 것을 좋아했지만 생존본능인지 먹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집에서는 건강식 위주로 채소나 생선만 골라주려고 했는데 나는 고기가 먹고 싶었다.
이 부분이 항암 할 때 가족들과 부딪히는 부분이었는데 나는 내 몸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먹고 싶은 거라고 생각했다.
항암제가 내 정상세포까지도 파괴하고 있는데 그걸 빨리 회복시키려면 동물성 단백질도 필요하지 않을까.
적어도 항암 때는 못 먹는 것보다는 뭐라도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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