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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후 외래 (호르몬 양성 → 삼중양성)
1. 호르몬 양성 → 삼중양성
2. 삼중양성 타입
호르몬 양성 → 삼중양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술 후 내 암타입이 바뀌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암타입을 더 확실히 알게 됐다고 해야 할까.
내 암타입은 호르몬 양성에 Her2 양성도 있는 삼중양성, 덕분에 앞으로 허셉틴 표적치료를 1년간 더 해야 한다.
처음 조직검사 했을 때 내 암타입은 호르몬 양성이었다.
Her2는 아주 확실하게 0, 네거티브.
그래서 나는 수술 후 타입이 바뀌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Her2가 약양성이라도 나왔었다면 혹시라는 생각을 했을 텐데 네거티브라서 아닐 줄 알았다.
그런데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는 호르몬 양성 + Her2 양성, 결국 최종적으로 삼중양성이 나왔다.
진짜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
수술 후에 타입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아닐 줄 알았다.
외래 전까지 내가 걱정했던 건 혹시라도 떼낸 림프나 조직에서 암이 발견돼 재수술을 한다던지
아니면 항호르몬제를 먹을 때 버제니오 같은 추가 비급여 약을 먹는다던지 하는 것이었다.
암타입 변경은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었는데 가장 예상치 않은 결과라 멘털붕괴였다.
수술 자체는 수술 후 회진 때 들은 것처럼 잘 되었다.
부분절제를 했고 암은 1.2cm, 감시림프절은 5개 뗐는데 전이가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수술 후 최종병기가 결정되는데 나는 1A라고 했다.
처음에 약 3cm에 림프전이도 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다.
선생님이 선항암을 시작할 때 림프 전이를 줄이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하셨던 걸 생각하면 정말 목적은 충분히 이뤘다.
이건 정말 천만다행이다. 정말 감사한 부분이다.
그런데 조직검사 후 바뀐 암타입 때문에 Her2 표적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기간이 무려 1년.
내가 Her2가 아니라서 Her2 치료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는데 1년이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몇 개월 더 하는 정도로 예상했는데 1년.
호르몬 양성은 전부 다 해서 6개월이었는데 이제부터 1년이라니.
처음부터 알았다면 앞으로 6개월만 더 했을까 싶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혈관이 좀 쉬려나 싶었는데 그러면 다시 혈관주사를 맞아야 하나 싶고
1년이나 더 할 거면 케모포트를 심어야 하나 복직은 일찍 하려고 했는데 미뤄야 하나 표적을 하면 약은 비급여인가.
수술부위 드레싱을 하고 선생님이 주사기로 진물을 빼내셨는데 머릿속이 뒤숭숭해서 그런가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다.
수술부위는 이제 샤워해도 되고 서지브라는 낮에 활동할 때만 일주일 더 하면 된다고 했다.
이후 치료는 호르몬 양성이니까 당연히 약도 먹어야 하고 루프린 주사도 맞는 게 좋다고 하셨다.
설명해 주시고 나한테 어떡할 거냐고 물으시는데 내게 다른 선택지가 있긴 한 건가 싶었다.
결혼 계획 있냐고 해서 없다고 하고 나중에 그런 계획 생기면 바뀔 수 있냐고 했더니 그때 약을 끊거나 한다고 했다.
그리고 부분절제이니 방사선은 세트, 이건 수술 후 6주 있다가 한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5년 아로마신 처방, 4주에 1번 루프린 처방을 받고 유방외과 진료는 끝났다.
그리고 다음은 종양내과로 갔다.
종양내과에서도 비슷한 설명을 해주셨다.
수술 후 조직검사를 했는데 Her2 가 나왔고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양성이 나왔다고 했다.
모니터에 Her2 2+라고 나와있었는데 강양성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허투 0, 1은 음성이고 2+는 재검, 3+는 양성인 듯했다.
내 경우는 2+가 나와서 유전자 증폭검사법으로 재검을 했고 거기서 양성이 나와서 양성이 된 것 같았다.
수술 전에는 일부만 떼서 검사하는 거라 호르몬 양성만 나왔고 이번에는 전체를 다 검사해서 Her2 양성도 나왔다고 했다.
암 조직 안에 타입이 섞여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긴 했는데 그게 내 일이 되고 예상치 못하게 닥치니 멘털이 바사삭.
처음 진단받았을 때도 안 운 사람인데 치료를 1년 더 한다는 말 듣고 울었다.
선생님이 선항암만큼 안 힘들 거라고 했는데 사실 나는 선항암도 안 힘들긴 했는데 기분이 마치 다시 진단받는 것 같았다.
호르몬 양성이었는데 Her2 도 있다고 하니까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진단받은 느낌이었다.
선생님이 안 힘들 거라고 왜 우냐고 달래주셨는데 힘들진 않았는데 기분이 다시 진단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객관적으로는 수술로 다 제거를 했는데 Her2라고 하니 다시 진단받는 거 같아서 그게 제일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쌓였던 것.
늘 담담, 덤덤하게 지나왔는데 멘털에 금이 가니까 그 밑에 있던 게 올라온 것 같다.
예상치 못했던 것, 끝이 보이는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인 것, 허투가 추가된 것, 그동안 쌓여왔던 것.
표준치료만 끝내면 된다, 호르몬 양성이니 그래도 순한 타입이다 그렇게 여기까지 온 거 같은데 그게 순간 바사삭.
거의 끝까지 왔는데 마지막 고지를 앞두고 미끄러진 느낌, 호르몬에 허투가 추가되니 뭔가 더 위중해진 느낌.
처음 눈물이 날 때 왜 울까요 하고 울었는데 이게 크리티걸 했던 것 같다.
앞으로 내가 하게 될 표적 치료는 Her2 피하주사로 3주에 1번, 18번.
선항암보다 덜 힘들 거고 부작용도 별로 없을 거고 머리도 안 빠진다고 했다.
다만 심독성이 있어서 심장초음파를 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표적치료는 일단 심장초음파를 하고 난 뒤에 11월쯤 하는 걸로 정해졌다.
표적치료를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허셉틴을 허벅지에 피하주사로 맞는다는 것이었다.
수술 후 왼쪽 팔을 못 쓰는 상황에서 계속 혈관주사를 어떻게 맞나 했는데 큰 걱정을 하나 덜었다.
그리고 표적 비용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허셉틴은 급여가 된다고 한다.
집에 와서도 계속 기분이 안 좋았는데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사실 삼중양성 충격에 가려져서 그렇지 림프 전이 없어서 기수 낮아진 건 엄청나게 큰 기쁜 소식이다.
삼중양성 때문에 검색하다 보니 그런 걸 더 느낀다.
내 경우는 타입이 바뀌는 바람에 일반적인 삼중양성 항암루트를 따르지 않긴 했지만,
검색해 보니 림프 전이 여부에 따라 쓰는 약이 추가되는데 나는 림프 전이가 없어서 허셉틴만 하는 것 같다.
긍정회로를 돌려보자면,
수술이 잘 끝났다, 림프 전이도 없다, 최종기수 1A!
Her2 있는 줄 몰라서 표적치료도 안 했는데 좋은 선항암 효과.
표적 하게 됐지만 No 정맥주사, Yes 피하주사, 주사시간 5분.
선생님이 안정가료 써주기도 애매할 정도로 거의 부작용 없이 허셉틴만.
어차피 5년 아로마신인데 1년 표적치료는 사실상 기간 늘어난 것도 아니다.
삼중양성
삼중양성은 호르몬 양성 쪽에 더 가깝다.
표적치료까지 잘 받으면 삼중양성이나 호르몬 양성이나 큰 차이 없다.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가나 그냥 병원 말만 잘 들으면 된다!
항암 + 수술 + 항호르몬 + 방사선 + 표적 할 수 있는 건 다하니 이젠 암의 씨앗도 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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